[제161호 1/25] 요즘 ‘선모델’ 대신 성행하는 ‘입주 박람회’

작년, 한 주최측이 최대 100회 박람회 진행할 정도로 신규아파트 현장 ‘호황’


요즘 준공 전 아파트에 꾸며놓은 ‘구경하는 집’, 일명 ‘선모델’이 없어지고, 대신 ‘입주박람회’가 성행하고 있다. 입주예정자와 인테리어업자가 ‘입주예정자협의회’를 구성해서 입주 아파트 인근 학교나 강당, 계약점포 등을 2~3일간 임대하여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전시회를 여는 형태다. 일반 박람회처럼 창호 및 중문, 방범창, 방충망, 커튼 등 인테리어 건축자재, 가구 업체 등이 주로 참여하여 전시기간 내내 열띤 홍보전을 펼침으로 입주예정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입주박람회 주최 측의 선택권에 놓인 일부 업체들만이 전시회에 참여하기 때문에 여러 자재업체의 참여기회의 폭이 좁고, 소비자들도 제품 선택을 폭넓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입주 아파트 ‘구경하는 집’ 일명 ‘선모델’이 ‘입주박람회’ 주최
그동안 ‘선모델’을 전문으로 운영해 온 인테리어 업자들은 아파트 사용검사(준공검사) 전의 입주아파트에 ‘구경하는 집’을 꾸며놓고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홍보 및 영업을 펼쳐왔지만, 준공전 안전을 위해 건설현장에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 상태에서 행해지는 것이어서 문제점이 많았다. 또 준공 전의 행위라 엄연히 불법인데도 불구하고, 입주를 압둔 입주예정자들이 인테리어 관련 건축자재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선모델을 수시로 방문하기 때문에 아파트 관리측과 문제 발생의 소지가 생겨나거나 자칫 잘못하여 인테리어 사기를 당하는 입주자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그 누구도 별다른 법적인 조치를 하지 않아 유행세를 탔던 선모델이 최근 ‘입주박람회’라는 새로운 홍보모델로 갈아타고 있다. ‘입주박람회’를 주최하는 인테리어 업자(선모델 업자)들은 특히 준공 전 입주민이 참여하는 ‘사전점검’을 절호의 영업기회로 삼고, 입주자 명단을 확보하여 이메일이나 디엠발송, 인터넷 카페 개설, 블로그 운영 등을 통해 ‘입주박람회’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단순 상업목적의 ‘입주박람회’를 ‘사회적인 봉사행사’으로 행사 의미 넓히기도… 
최근 개최 사례를 살펴보면, 작년 12월 5~6일에는 수원 오목천 서희 스타힐스 입주박람회가 경기도 화성시 장안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되었다. 12월 11~13일에는청주 모아미래도 입주 박람회가 청주 파비뇽아울렛에서 개최돼 성황을 이뤘다. 또 작년 9월에는 가재울 뉴타운 제4구역의 입주준비 공동구매 박람회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어 관심을 끌기도 했으며, 작년 7월 10~12일에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2015 경남신규아파트 입주자 지원 박람회’가 개최되어 주목을 얻었다. 5월에는 15일~17일까지 명지국제신도시에 입주를 앞둔 ‘에일린의 뜰 아파트’의 입주박람회가 LG전자 베스트샵에서 진행되는 등 전국 각지 입주아파트의 개별적인 ‘입주박람회’가 성황을 이루었다. 가재울 뉴타운 제4구역의 경우, 대단지의 입주박람회를 개최하여 행사자체를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라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는 ‘소녀를 기억하는 숲’이라는 제목아래 입주예정자의 기부를 받는 등 사회적인 봉사행사로 확대 개최함으로써 동참의 의미를 넓게 했다. 창원에서 개최된 박람회는 전국신규아파트입주자연합이 주최 주관하여 가전제품과 전국 우수 건축자재, 인테리어 기업들을 유치해 ‘입주박람회’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에 부응했다.

입주박람회 바라보는 외부 자재업체와 입주민의 시각 엇갈려…
‘입주박람회’에 참여하는 전시업체는 창호 및 도어재를 비롯하여 홈케어, 인테리어 & 생활가전업체가 주를 이루며, 공동구매의 형태로 진행된다. 입주박람회 주최측에 따르면, 입주예정자들은 박람회를 통해 유통비용을 최소화하고, 자재업체와 직거래하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부대행사로 다양한 볼거리 및 먹거리, 이벤트를 마련하여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박람회가 개최되면 많은 입주예정자들이 인테리어 정보를 얻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입주박람회를 바라보는 외부 자재업체와 입주민의 시각은 여러 가지로 엇갈린다. 한 가지 사례를 짚어보자면, 주최업체들은 “중소 자재 및 인테리어 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만들고, 입주민들에게는 좋은 기회 및 혜택을 줄 수 있는 공동구매박람회”라지만, 일반 자재업체들의 참여기회의 폭이 의외로 좁고, 소비자(입주예정자)들은 제품 선택의 기회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행사 참여업체 및 제품의 다양성이 없이 한정돼 있고, 참여업체의 참여 기회 폭이 좁다는 게 현실이다. 또 공동구매 현장의 특성상 다른 인테리어 및 건축자재를 찾는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의 기회도 좁아진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주박람회는 작년 만해도 한 주최측이 30여개의 신규 아파트를 대상으로 박람회를 진행하였고, 100회의 박람회를 진행한 업체들도 있을 만큼 성행하고 있다. 어떻게든 소식을 듣고 방문한 입주예정자들도 점점 늘어날 정도로 홍보가 크게 되고 있다.”며 “하지만, 자재업체와 입주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전시정보와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정보 및 이벤트, 입주민들의 다양한 의견 및 목소리 수렴이 함께 한다면 매우 좋은 문화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