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호 4/25] 무분별한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 수입 이대로 좋은가

건축 및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강화, 복층, 접합유리 등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 수입이 증가하며, 국내 관련 업계에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기존에는

건축 및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강화, 복층, 접합유리 등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 수입이 증가하며, 국내 관련 업계에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에서 가공이 어려운 특규 사이즈나 이형 가공유리 제품이 수입의 주를 이루었으나, 현재는 국내에서도 생산이 가능한 보편적인 가공유리 완제품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7년 판유리 업계는 유례없는 호황 속에 일부 업체에서 납기 지연사태를 우려해 납품 처에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을 권유하기 시작한 것이 수입 증가 폭을 키웠다는 목소리다. 그전까지 품질 수준과 납기에 대해 반신반의 하던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의 인식이 이때부터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후 지속적으로 수입량이 증가하고, 중국 최대 규모의 판유리 메이커들까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에 지사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업체에서 가공유리 완제품에 대한 KS표시 인증도 획득하며, 앞으로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들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 판유리 가공 및 공사 업체도 저가의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을 수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국내 일부 업체는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을 수입해 마치 국내에서 제조한 것처럼 자사 마크와 기타 품질의 우수성을 알리는 클럽 및 인증 마크를 찍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입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한 것처럼 위장해 원산지 표시 위반을 비롯해 마크 위변조 사기 사례로 대대적인 단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가 KS표시 인증을 쉽게 획득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판유리 가공업체가 외국의 품질인증을 획득하려면 까다로운 절차와 그에 따른 막대한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는데 KS표시 인증은 취득 자체가 너무 쉽다는 것이다.
모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이 무분별하게 수입되면서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국내 가공업체는 그동안 볼 수 없던 위기와 하자 보수만 전담하게 되어 결국 도태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판유리 제조업체를 비롯해 유통, 가공 및 공사업체와 더 나아가 일반 소비자와 국가적인 손실로 이어져 해당 관련업체와 단체가 힘을 합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은 좋은 설비를 바탕으로 양질의 제품도 생산되고 있으나 저가격을 내세운 수준 낮은 품질과 하자 불량품도 수입 유통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협동조합을 설립해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 수입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데 참여업체가 적고, 출자금을 만들어 설립해도 지속적으로 단체를 운영,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수업체는 사단법인 협회를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본지는 협회의 입장도 들어보았다. (사)한국판유리창호협회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도 몰래 완제품을 수입하고 있어 퍼지는 속도를 잡아내긴 힘들다”며 “마크 위변조는 불법이고 완제품의 수입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은 규정 위반으로 증거가 입수되면 산자부에 신고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협회는 중국의 가공시장 조사와 국내 가공제품의 품질평가 모형연구를 진행했고 국내 가공유리 인증 제도를 출범해 정부 유관기관에 적극 홍보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가공유리협회 관계자는 “KS인증 심사 및 사후관리를 강화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KS표준의 품질수준과 시험방법은 국제 표준보다 낮거나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품질수준이 낮은 중국산 가공제품이 국내로 쉽게 들어오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사후관리도 건설 현장이나 시공사가 직접 시료를 채취해 품질을 확인하는 제도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중국산 가공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협회를 창구로 정부지원을 통한 스마트 공장 및 자동화에 따른 고품질과 생산성 확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역위원회는 불공정무역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한국판유리창호협회에서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며, 한국가공유리협회도 업계 애로사항과 품질 불만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 수입 증가에 대해 나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곳과 소규모 업체로 아직까진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아 괜찮다는 업체도 있다. 이러한 안일한 생각들이 모여 현재의 위기 상황을 만들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때다. 좋은 수입 제품을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사전에 고지하고, 싼 가격에 들어오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그러나 하자 및 불량품이 뒤섞여 유통되고, 수입 제품을 마치 국내에서 생산한 것처럼 꼼수를 부리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