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호 10/25] 현실과 동떨어진 복층유리 가공단가! 앞으로 큰 폭의 인상 불가피하다

*

– 복층 제조업체 실리콘 가격 폭등에 어려움 가중, 다른 자재도 크게 오름세
– 물량 부족에 사재기까지… 가격 오르는데 수요 줄지 않아 앞으로 더 오른다!
– 판유리 2차 가공 및 공사업체 모두가 살길은 가격 현실화 시키는 것

실리콘 실란트 가격이 최근 기습적으로 크게 폭등하고 있다. 다수의 글로벌 실리콘 관련 업체가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원인이다. 글로벌 업체가 중국에 집중된 이유는 실리콘의 원료를 만들 때 들어가는 막대한 전력과 기초 원료 및 생산원가 등이 타 국가에 비해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전력의 60%이상을 감당하고 있는 화력발전에 필요한 석탄이 호주와의 갈등으로 인해 전력난으로 이어졌고, 실리콘 생산 공장은 원활한 가동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에서 환경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도 초래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따른 태양광이나,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실리콘 주원료의 수요증가도 현재 건축용에 돌아갈 물량을 부족하게 만들었다. 태양광과 전기 자동차의 수요처가 건축용보다 부가 율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실리콘 제조업체는 생산을 제한하게 되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월등히 부족한 상태로 인해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건축용 실리콘의 가격은 더 오르고, 물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에 일부 업체가 닥치는 대로 사재기 조짐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실리콘 제조 및 공급업체의 경우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갑자기 원료나 실리콘 완제품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주했던 물량도 취소당하거나, 기존보다 몇 배가 인상된 가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복층유리 2차 실란트인 치오콜과 우레탄의 가격도 큰 폭의 오름세가 시작되면서 당황스러운 모습이다. 그렇다면, 언제쯤 이 가격의 오름세가 안정화 될까? 다수의 관계자들은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어 짧게는 내년 3월이나 상반기, 길게는 내년 말까지 이어져 공급 가격의 추가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복층유리 제조업체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및 운송비 증가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단 복층유리 제조업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판유리 2차 가공 단가는 높아진 분양가와 고품질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눈높이 및 제조에 필요한 모든 비용이 기존대비 크게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상황을 비추어 볼 때 모두가 살길은 가격을 현실화 시키는 것뿐이다. 원부자재 값이 급등한 현실을 반영해 가공 및 공사 단가도 이제는 현실에 맞게 반영해야한다. 무엇보다 원판유리를 가공하지 않고, 설비 없이 영업 및 중간 유통업체가 시장을 좌지우지하며 제조업체 간의 단가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문제다. 건설사와 대형 공사업체의 원청과 하청 및 재하청을 둔 복잡한 유통구조에 따른 수익 감소를 유리 가공제품에 전가하는 악순환 및 최저가 입찰도 고쳐야한다는 목소리다.
복층유리를 제조하는 모업체 대표는 “1990년대부터 복층유리를 생산해오며 지금처럼 갑자기 원부자재 값이 크게 인상된 적은 없었다”며 “앞으로 불안한 추가 인상분은 고려하지 않고 현재까지 급등한 제조원가만 보더라도 40~50%의 가공비를 인상해야 모두가 공존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쟁력 있는 유리 제조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에서 백억이 넘는 투자가 필요하다. 공장의 규모가 대형화되고, 기능성 유리를 요구하는 현 추세에 맞춰 설비의 자동화도 요구된다. 대규모 투자와 제조에 필요한 모든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에서 가공단가는 왜 올리지 못하는지 관계자 모두가 고민해 볼 때다. 어느 때보다 동종업계간의 동업자 정신이 필요하다. 또 발주처와의 믿음과 신뢰 및 상생협력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