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호 1/10] 급변하는 2022 유리와 창호 산업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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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유리와 창호 산업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며, 불안정한 나날의 연속으로 제2차 가공 및 공사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되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의 불균형은 비단 유리와 창호 산업에만 미친 영향은 아니다. 전 분야를 놓고 봐도 오르지 않은 자재와 수급이 원활했던 제품은 찾기가 어려웠다. 수차례의 제품 가격인상이 단행되었고, 불안 심리는 높아졌다. 공사업체는 가격이 더 오르고, 수급도 어려워 미리 발주를 넣는 일도 생겼다. 지난해는 유리와 창호 시장에서 원료와 부자재의 중요성도 새삼 느낀 한해였다.
PVC 레진과 창호용 보강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고, 실리콘 실란트 가격이 기습적으로 크게 폭등하면서 공급 부족 사태도 벌어졌다. 근본적인 문제는 다수의 글로벌 관련 업체가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원인이었다. 중국의 동계 올림픽 특수와 환경규제정책이 맞물렸고, 전력의 60%이상을 감당하고 있는 화력발전에 필요한 석탄이 호주와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전력난으로 이어져 원활한 가동을 못한 것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복층유리의 경우, 2차 실란트 대체 제품인 치오콜과 우레탄의 가격도 큰 폭의 오름세가 이어졌다. 당시 모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복층유리 부자재는 시키면 오는 제품이었는데 완제품을 만드는 데에 부자재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판유리, 창호 가공 및 공사 단가는 높아진 분양가와 고품질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눈높이 및 제조에 필요한 모든 비용이 기존대비 크게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다. 원부자재 값이 급등한 현실을 반영해 가공 및 공사 단가도 이제는 현실에 맞게 반영시켜야 모두가 살길이다.
특히, 이제는 일도 마음 놓고 못하는 시대가 아닌가!
주 52시간 근로제도는 유리와 창호 가공업체에게는 고용주나 근로자 모두에게 불합리한 제도로 보인다. 일할 사람은 구하기 힘들고, 외국인 근로자의 의존도가 높은 업종인데 그나마 코로나19로 외국인도 들어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의 바람대로 신규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인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자동화 설비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 TPS 단열간봉을 자동으로 부착하는 자동화 설비와 판유리 자동 적재 랙 이송 셔틀시스템을 설치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회사가 크게 늘어났다. 결국 자동화 기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셈이다. 따라서 이제는 가격을 싸게, 얼마나 오래 야근을 해서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가의 박리다매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안정된 설비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사와 차별화된 제품,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시대적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단열성이 강조된 코팅유리 신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태양열취득률(SHGC)에 대한 유리의 역할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안전을 중시하는 현재 추세를 반영하고, 국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행 화재와 태풍에 이은 빌딩 풍 및 내진설계를 고려한 방화유리창, 접합(복층)유리 의 품질인증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밖에 시스템창호와 삼중유리의 무게 경량화, 진공유리, 단열간봉 적용 증가 등 창호의 단열 및 결로 방지 성능을 최적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조합도 예고되고 있다.
한편, 최근 대기업의 큰 변화로 지난해 말 LX그룹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이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 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