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호 7/25] 올해는 어떤 태풍이 찾아올까?
기상 관측 시작한 1951년 이후 한반도에 태풍 없던 해는 한 차례도 없다!
– 태풍에 이은 빌딩 풍에 초고층 건물 유리창 파손 및 2차 피해 우려
– 해안가 주변 고층 건물, 풍압 및 안전 고려한 제품 설계 반영해야
– 안전성 및 2차 피해 예방 위해 접합복층유리 적용이 대안으로 떠올라
우리나라는 7월부터 10월 사이 태풍의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시기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난 1951년 이후 매년 한반도에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알려졌다. 지난해는 마이삭과 하이선 등 강력한 태풍이 잇따라 몰아쳐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다. 큰 태풍이 해안가 주변 상업지구로 상륙할 경우, 그 자체의 강한 위력에 바람이 고층 건물 사이사이를 통과하며, 빌딩 풍까지 더해져 순간 세력은 매우 강해진다. 도시 내부에는 높은 빌딩이 많아서 마찰력 때문에 일반적으로 바람이 약하지만 빌딩에 바람이 부딪쳐 갈라져 불 때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서 아주 강한 바람이 불게 된다. 이 바람을 빌딩 풍이라고 말한다. 지상 150미터 이상의 빌딩이 건립되면 상공에서는 바람이 일정 방향으로 불어도 아래쪽에서는 바람이 빌딩의 주위에서 소용돌이치고 급강하 하거나 풍속이 2배 이상으로 빨라지기도 하며 때로는 무풍 상태가 된다. 이 때문에 간판이나 지붕이 날라 가거나 전선이 끊어질 때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행, 백화점, 호텔 등 고층 빌딩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 빌딩 풍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할 당시 태풍은 최대 140km까지 몰아쳤다. 해운대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비롯해 고급 호텔과 주상복합이 즐비한 곳에는 태풍에 이은 빌딩 풍까지 몰아치며, 피해를 더욱 키웠다. 고층 주상복합의 외벽과 구조물이 뜯겨나가고, 유리창이 동시다발적으로 파손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초고층 건물에 대한 내진 설계와 더불어 태풍에 이은 빌딩 풍에 대한 풍압을 계산한 설계 반영도 내놔야한다는 목소리다. 고층 건물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설계부터 판유리 2차 가공제품의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 풍압을 고려한 복층유리 설계와 외벽의 판유리를 접합복층유리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편, 선진국은 대체로 인체에 닿을 수 있는 곳이나, 학교 건물 등에는 접합유리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부 유럽의 선진 국가들의 접합유리 사용은 전체 건축용 유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곳도 있을 정도로 보편화 되었으며, 30년 전부터 매년 지속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호주는 1970년대부터 16세 이하의 학생들을 수용하는 학교 건물에는 접합유리를 의무 사용하도록 법제화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 뉴욕의 경우도 교실, 사무실, 복도, 식당, 화장실 등 학교에 설치되는 판유리는 접합유리를 사용하고 있다.
지진이 빈번한 일본은 어느 건축물에서나 접합유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의 접합유리 사용량이 증가하는 원인은 안전을 중요시하는 법을 명확히 규정해 놓고 그에 따른 정부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홍보와 선진화 된 안전의식이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접합유리 시장은 분명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우리도 접합유리를 정책적으로 권장하는 제도 및 홍보와 국민들의 인식전환도 함께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접합유리 적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기 때문이다.
태풍과 지진 같은 자연재해와 더 심각한 2차 안전사고의 피해는 누구한테도 예고 없이 불시에 찾아온다. 최소한의 예방은 창문에 테이프나 신문지를 붙여 놓는 일이 아니다. 평소 안전에 대한 교육과 의식 및 안정성이 요구되는 장소에 그에 맞는 적절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