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0호 2/10] 방화유리창 시험성적서 위변조 및 품질 미달 ‘짝퉁’ 제품 아직도 유통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화재 참사로 29명 사망, 올해 1월 26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39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화재 참사로 29명 사망, 올해 1월 26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39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건축물의 화재에 대비한 새로운 기준 마련 및 최소한 방화구획 내에는 방화 성능을 제대로 갖춘 건축자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본지도 수차례 기획 보도를 통해 개선의 시급함을 알려왔다. 그러나 최근 취재 결과 아직도 방화 성능이 미달되는 짝퉁 제품이 공급되고, 시험성적서 위변조 사례가 발생, 제품에 대한 불신도 끊이질 않고 있다.
대구에서 만난 방화유리창 관련 모 회사는 시험성적서 견본을 무단 사용하는 시공업체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최근 시공 업체로부터 방화유리창 견적 및 시험 성적서를 요청받아 원본이 아닌, 견본 성적서를 제공했는데 그곳에 시공 회사가 도장을 날인한 후 성능 미달이 의심되는 방화유리창을 유통했다는 것이다. 견본 시험 성적서에는 문서 저장만 가능하며 불법 복사 및 무단 배포를 금지한다는 경고 문구와 문서 원본에는 위변조 방지용 2차원 바코드가 함께 인쇄되어 추후 원본 확인을 요한다는 문구도 있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문서 위조에 해당하며, 인명과 재산을 담보로 한 제품에 성능이 미달되는 제품을 공급한 것은 보이지 않는 살인미수와 같다고 강조했다.
안전을 최우선 하는 방화유리와 프레임, 부자재 모두 그 성능 만족해야
가공 및 시공업체, 허가권자도 성적서와 설치 제품이 동일 제품인지 확인 거쳐야…
방화유리창은 공인 인증기관에서 테스트를 받아 시험 성적서를 획득하고, 그 성적에 맞는 제품만을 공급하게 되어 있다. 회사 별로 제출한 시료에 맞는 유리와 프레임을 일체형으로 제작해 테스트를 받고 있다. 유리와 프레임, 부자재는 테스트에 통과한 시간과 규격만이 화재에 견뎌주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테스트 당시 제출한 시료와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여 일체형으로 공급돼야 한다. 그러나 테스트를 통과하여 인증서를 획득한 이후 당시 시험에 제출한 시료와 실제 유통, 시공되는 제품이 다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이 미달되는 제품으로 볼 수 있으며, 제대로 된 성능의 제품 및 사후관리 보다는 인증서만 중요하게 생각하며 찾고 있는 것이다. 단지 종이 한 장에 대형 사고를 방치하는 셈이다.
인명피해를 막는 안전을 최우선 하는 제품으로 성능을 갖춘 방화유리와 프레임, 부자재가 모두 그 성능을 만족해야 한다.
테스트 이후 사후관리가 소홀해 성능이 미달된 제품이 유통되어도 뚜렷한 단속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먼저 시험 성적서부터 자세히 살펴봐야한다. 성적서에는 의뢰자, 시험성적서의 용도, 시험 대상 품목 및 물질, 시료명, 시험규격, 방법, 환경조건, 결과 등이 있다. 참고자료로 시험체의 구성 및 재질도 비교적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프레임의 바탕과 마감의 재질 및 제조업체, 방화유리 두께, 모델명, 제조업체, 백업제, 세팅블록, 실링제의 재질 및 제조업체, 형식 및 시험품의 크기 등이다. 시험체의 구조 상세도면과 내화 시험조건 및 관련 내용, 이면 관찰사항, 내화 시험도면 등을 첨부하고 있으며, 실제로 시공되는 제품의 방화유리 부분에 마크 확인도 필수 요건 중 하나다.
인명과 재산을 지키는 제품은 제대로 만들고 제 값도 받아야…
한편, 방화유리는 건축법 상 갑종 1시간 이상, 을종은 30분 이상 화재 시 불속에서 견디도록 규정하고 있다. 화염의 확산을 막고 견디는 비차열 방화유리와 이 성능은 기본으로 불과 열의 전달까지 막아 판유리 이면의 온도 상승까지 막아주는 차열 방화유리로 나뉜다. 플로트 판유리를 사용하여 갑종 1시간 이상의 비차열 방화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화학 강화로에 딥핑하여 판유리 표면에 있는 나트륨 이온의 일부를 칼륨 이온으로 치환시킨 후 풀 컨벡션 방식의 수평 강화로에서 열 강화를 이용해 고압의 압축공기를 분사하여 초 내열 결정화 유리를 생산하는 방식이 정석으로 알려져 있다.
방화유리 전문 생산업체인 (주)정암안전유리에 따르면, 단판 방화유리의 표면응력은 180~220Mpa 이상이고, 전면적의 표면 응력 차이가 5% 범위 이내이며, 파쇄시험을 하여 50X50mm 사각 틀 안에 파편수가 180~200개 이상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에지부위는 코너를 포함한 전 구간에 펜슬 에지(환면취)가공이 되어 있어야 하며, 7000파스칼 이상의 풍압으로 강화할 수 있는 풀 컨벡션 타입의 강화로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열 성능까지 갖추기 위해서는 유리와 유리 사이에 층을 두고 특수 방화용 레진을 주입한 다중 적층, 접합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이 제품은 무엇보다 화재를 지연시켜 인명의 안전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제품으로 소비자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제품만을 사용 목적과 용도에 맞게 공급해야 한다.
이제 인증서만 획득하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제조업체는 설비투자를 통해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고, 제 값을 받는 시장 구조가 되어야 하며, 시공업체와 허가권자도 성적서와 동일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성적서 위변조 및 도용하고, 묵인하는 행위와 품질 미달 짝퉁 제품이 공급되는 일이 없어지길 기대해본다. www.glassjournal.co.kr